중어중문 졸업생이 데이터분석가 되다, 자신만의 진로 개척한 안소현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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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7
http://biz.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96347/artclView.do?layout=unknown


 

“대학에서 배운 걸 놓는다는 결심이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갈 날이 더 길 테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대학 중어중문학부를 졸업한 안소현 동문은 자신의 전공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데이터분석가로 4년째 일하고 있다. 그가 진로를 바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는 끝없는 고민의 결과였다.


안 동문은 어떻게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분야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을까. 이제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알맞은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안 동문의 진솔한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복수전공이 필수가 아니었던 마지막 세대로, 요즘 보기 드문 중어중문학부 단일 전공으로 졸업한 14학번 안소현입니다. 현재는 4년 차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2. 데이터 분석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데이터 분석가는 방대한 데이터 안에서 조직이 필요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이러한 공통 목표에서 파생돼 데이터 설계와 추출, 지표와 대시보드 설계, 데이터 거버넌스, 고객 행동 분석 등으로 업무가 세분화되기도 합니다.

 

3.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것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요.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대학 진학 전에는 통번역이라는 분야를 목표로 했어요. 관련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서 졸업 전에 통번역 일도 잠깐 했어요.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언어를 번역해 정확하고 매끄럽게 뱉어 내야 하고, 제 말이 회사의 계약과 정치적 요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취업 준비를 포기하고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았어요. 다양한 직무 관련 교육, 프로그램, 공모전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제가 빅데이터 관련 업계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 이 분야에 반년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해도 즐겁겠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4. 색다른 분야로 도전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진로에 대해 방황할 때 제가 느꼈던 것은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목표가 사라졌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이었습니다. 마냥 힘들고 지쳤거든요. 그런 마음이 들 때는 이유를 생각해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에는 목표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그걸 깨달은 이후로는 목표를 만들고,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했습니다.



 

5. 데이터 분석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어떤 활동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제 경험을 토대로 파이썬, R 같은 툴이나 자격증에 치중하기보다 프로젝트나 공모전에 많이 참여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그 서적 전체가 우리 머릿속에 완벽하게 담겨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사실 회사도 그 점을 인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내가 가진 지식을 문제에 적용해서 실체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나 공모전이 실제로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6.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면서 얻은 습관이나 태도가 있나요?


계속 의심하고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부정적인 의미의 의심은 아니에요. 데이터는 바라보는 시각이나 사람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특정 시각에 매몰되진 않았을지, 지금 방향이 최우선일지, 내가 만든 가설이나 결과에 반박한다면 어떤 근거를 들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하면서 일을 해요. 분석 업무를 하기 전에도 그랬지만, 일을 하면서 이런 습관이 더 강해졌어요.

 

7. SM-bridge의 멘토로도 활동 중인데,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교내 멘토링이나 간담회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고민이 많았던 저의 다양한 질문에 모든 선배님이 친절하게 답변해 주셨죠. 여기서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저도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멘토 소개에 진로 고민 섹션도 포함된 이유가 바로 그러합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해 봤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 있는 후배님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싶었어요.



 

8. 학교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도움이 되거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저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연을 경험한 것이 생각하는 토대를 닦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하나의 예시로, 저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고민으로 교환학생에 대한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비록 지금 중국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당시 경험들이 제 삶의 큰 기반이 됐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9. 최근 공학 분야로 진출을 희망하는 문과 본전공 학우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학우님의 경험에 기반해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4년간 대학에서 배운 걸 놓는다는 결심이 쉬운 건 아니죠.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날은 그 4년보다 더 길 테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4년 동안 경험했던 것들은 다 살아가는 데, 그리고 다른 직군에서 업무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기술 관련 직군의 소득을 이유로 단순하게 접근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물론, 직무를 결정할 때 금전적인 측면을 빼놓고 결정할 순 없지만, 내가 그 직무를 진짜 하고 싶은지, 적성에 맞을지, 앞으로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싫지 않은지는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막연한 환상을 갖고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데이터 직무를 시작했다가 일이 너무 안 맞고 힘들어서 퇴사하는 분들도 봤어요.

 

그래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과 단일 전공으로 졸업하고, 4학년이 돼서야 준비를 시작한 저도 어느덧 분석가로 일한 지 4년 차가 됐으니까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작성: 숙명통신원 21기 김선우(역사문화학과 22), 22기 신예은(법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