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은 선행이 긍정적 나비효과 일으키길” 아동복지학부 주미희 학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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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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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에서 그 가치를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들이 있다. 그런데도 이웃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으며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지금도 이 사회의 온도는 조금씩 높아진다.


우리대학에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스스로 번 돈 중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부해 화제가 된 학생이 있다. 어려서부터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위해 선행을 베풀며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주미희 학우(아동복지학부 23)다. 매년 여름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부모님을 보며 선행의 대물림을 실천하는 주미희 학우가 나누고 싶은 가치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주미희 학우가 2023학년도 입학식에 참여한 모습

 

1. 이번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일부 기탁했는데 어떤 계기로 결심하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종종 소액 후원이나 기부를 해왔는데 그때 쓰인 돈은 전부 부모님께 받은 용돈이었습니다. 온전히 제 돈으로 기부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항상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제 돈으로 기부를 해보고자 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첫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스스로 번 돈이 생겼는데, 대학 진학을 위해 고향을 잠시 떠나야 하니 그 전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기부했습니다.

 

2. 이런 선행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부모님의 말씀이 있나요?


부모님께서는 항상 “주는 만큼 돌아온다”고 강조하셨어요. 당장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전부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아까워하거나 손해를 봤다고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씀해 주시곤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실제로 그 말을 그대로 실천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주미희 학우(오른쪽)가 자신이 살던 고향 행정복지센터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3. 부모님은 어떤 방식으로 선행을 베풀고 있나요?


저희 부모님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요. 매년 더운 여름에 동네 노인 분들을 위해 삼계탕을 제공하곤 하셨습니다. 저는 부모님 식당에 있을 때가 많았는데, 오가는 주민분들과 인사를 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시는 부모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4. 선행을 실천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선행을 실천할 때 마음을 가볍게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행, 기부나 후원이라는 단어가 너무 어렵게 다가오고, 착한 사람들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학우분들도 있을 거예요. 요즘처럼 이웃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어지고 자신의 공부와 일을 하고 살기에도 바쁜 시대엔 더더욱이요. 하지만 사실 정말 쉬운 일이거든요. 그러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첫 선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학우님의 선행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본인에게는 선행이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선행이란 제 영향력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입니다.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제 작은 행동으로 도움을 받은 이웃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그 영향들이 모여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기초이자 작은 날갯짓인 행동들이 나비 효과를 일으켜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작은 물방울일지라도 종이 위에 떨어지면 넓게 번져 나가고는 하니까요

 

6. 이렇게 지속적인 선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주위의 좋은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고, 제 친구들 역시 봉사나 기부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중학생 시절, 친구들의 권유로 학교의 여러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음식을 만들어 홀로 거주하시는 노인분들께 도시락을 전달하고 꽃동네의 사회복지시설에 가서 일손을 도왔습니다. 봉사하며 직접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마주하며 선행을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처음 제게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던 친구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행을 함께하자고 손 내밀어 줄 친구가 있으면 선행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아동복지학부에서 특별히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우리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는 복지, 상담, 보육 3개의 세부 분야로 나눠지는데요, 복지 분야 중 아동학대에 관심이 있습니다.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동들의 사례를 보고 아동복지학부 입학을 결심했어요. 제가 아동복지학부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아동복지 전문가가 되어 사회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8. 쉽게 선행을 시작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주변을 잘 둘러보는 것이 쉽게 선행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주변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챙겨보며 우리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근 누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살펴보는 것을 추천해요. 


이렇게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난 후에는, 선행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더 잘 들어오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만 원 이하의 소액 기부뿐만 아니라 문자를 보내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사비 지출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기부가 많이 있어 어렵지 않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수익금을 환경보호,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하는 브랜드나 사회적 기업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내 일상의 변화는 단지 비누 하나, 음식 종류 정도지만 지원을 받은 사람들은 인생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가능하다면 헌혈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9.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요?


대학에 입학하면서 거주지를 옮겨 잠시 아르바이트를 중단했는데, 다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 소액 정기후원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여러 콘텐츠를 보며 장애 아동에게 더 나은 교육과 환경,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먼 미래에는 타인을 돕기 위해 장기기증도 등록할 예정입니다.

 

10. 주미희 학우님이 꿈꾸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사회를 꿈꿉니다. 모두가 양심과 도덕에 따라 남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옳은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편견 때문에 자신의 일부 특징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누리는 사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나하나의 따뜻한 마음과 공감이 모여 모두가 당당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이채윤(프랑스언어문화학과 22), 22기 송희재(중어중문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