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바꿔 나를 위한 여행 떠나보세요” ‘홈 익스체인지’ 앱 비홈 서미영 대표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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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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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사정과 관계없이, 누구나 새로운 세상을 탐험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라질의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는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닌 용기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어디론가 떠날 용기가 있어도 비용을 무시할 수 없는 순간도 있다. 넓은 세상을 탐험하며 나 자신을 알아갈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으로 무거워진 어깨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서미영 동문(문화관광학부 16)이 개발한 국내 최초 홈 익스체인지 매칭 플랫폼 B.Home(비홈)이다.

 

홈 익스체인지(Home Exchange)는 말 그대로 집의 소유권은 그대로 둔 채 일시적으로 거주자만 바꿔 살아보는 여행방식이다. 어떻게 현실의 장애물을 뚫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1. 홈 익스체인지는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서비스인데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됐나요?


저는 문화관광학을 전공하며 해외의 다양한 여행 형태를 학습했어요. 그중 숙박 서비스에 흥미를 느껴 더욱 깊이 탐구하던 중 무료 숙박 서비스인 ‘홈 익스체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홈 익스체인지’는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를 통해서도 접한 적이 있기에 더욱 친숙했고, 인상 깊었습니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는 미국 LA와 영국 런던에 사는 두 주인공이 서로 집을 바꿔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 홈 익스체인지 문화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에서 표현된 홈 익스체인지의 모습과 현실의 홈 익스체인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집을 교환하기로 확정하기 전까지 당사자 간의 많은 조율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집을 탐색하고, 채팅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집을 바꿔 살지 말지 결정하는 큰 프로세스는 비슷합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이 “당장 내일 어때?”라며 채팅을 시작한 바로 다음 날 서로의 집으로 여행을 떠나는, 굉장히 즉흥적인 내용으로 연출했는데요. 실제로는 날짜나 방문 인원수, 공과금·관리비 분담, 생활용품 사용 범위 등 많은 조율이 들어갑니다.

 

3. 동문님이 실제로 경험한 홈 익스체인지 에피소드를 알려주세요.


저는 홈 익스체인지로 제주도 일주일 살기를 했는데, 운이 좋게도 제 집보다 훨씬 넓고 예쁜 집과 바꿔 살 수 있었어요. 에어비앤비에서는 1박에 15만 원은 될 정도로 좋은 집이었습니다. 다행히 제주도에 살던 제 파트너는 서울 생활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에 본인 집보다 좁은 것을 개의치 않았고, 서울 중심부에 있는 집이라 서울을 맘껏 돌아다닐 수 있어 좋다고 했어요. 파트너와 저 모두 홈 익스체인지를 통해 좋은 추억을 쌓아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4. 동문님이 직접 느낀 홈 익스체인지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숙박비를 아낀 만큼 여행을 더욱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나가다 첫눈에 반한 가방을 산다거나, 매일 동네 카페에서 카푸치노와 크루아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등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어요. 온전히 나를 위한, 내가 원하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달까요? 제 파트너도 아낀 숙소비로 뮤지컬이나 전시회 등 서울에서 즐기고픈 문화생활을 원 없이 누렸다고 하더라고요.

 

5. 동문님이 운영하는 '비홈’ 서비스를 소개해 주세요.


‘비홈’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을 무료로 다른 사람과 바꿔 살며 숙박 비용과 자취 비용을 동시에 절약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에요. 만약 내가 청파동에서 자취하고 있는데 여름방학에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떠나기 위해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알아보는 순간 엄청난 비용과 마주해야 합니다. 또, 그동안 청파동 자취방은 텅텅 비어 월세와 관리비만 낭비하게 되죠. 그런데 비홈을 통해 집을 바꿀 사람을 찾는다면 여행지 숙소비와 자취방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습니다.


 

6. 유사한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비교했을 때 ‘비홈’만의 차별점이 있나요?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가 명확히 나뉜다면, 비홈의 모든 회원은 호스트인 동시에 게스트입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본인의 집을 빌려주고 돈을 번다면, 비홈은 돈을 버는 대신 다른 집에 머무를 ‘권한’을 얻는 것이죠. 비홈은 수익 창출보다는 여행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차별점입니다.


또한, 비홈은 전대차 이슈에서 법적으로 자유롭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세입자가 집주인의 허락 없이 제3자에게 집을 임대하면 불법입니다. 저 역시 대학 시절 방학 때 본가에 내려가 있는 동안 자취방 월세가 아까워 ‘에어비앤비를 해볼까?’ 고민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집주인 동의가 없으면 문제가 된다는 걸 알고 포기했어요. 반면 ‘비홈’은 거주 공간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 간의 금전 거래가 없으므로 빈집을 친구가 이용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죠.

 

7. 홈 익스체인지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가 해결하고픈 문제를 ‘홈 익스체인지’라는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경상남도 김해에서 나고 자랐는데,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 친구들이 두 부류로 나뉘더라고요. 고향 친구들은 서울에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고, 반대로 서울 친구들은 지방 소도시에 살아보고 싶다는 거예요. 모두가 타지살이에 대한 호기심과 로망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게 됐죠.

 

문제는 돈이 없으면 여행을 떠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행조사를 보면 개인의 소득수준과 여행을 떠나는 빈도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저는 주머니 사정과 관계없이, 누구나 새로운 세상을 탐험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위해 먼저 숙박비 부담을 줄일 방법을 탐색했고, 그 해결책으로 ‘홈 익스체인지’를 떠올렸습니다.

 

8. 집을 바꿔 산다는 것 자체가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문화인 것 같아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국내 소비자층을 확보할 계획인가요?

 

집에 대한 관념이 내밀한 국내 정서상, 처음부터 온 세상이 단번에 받아들여 주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강한 니즈를 가진 집단에 서비스를 제공해 틈새시장을 지배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접한 작은 고객군으로 확대하는 식으로 차근차근 규모를 키워나가려 합니다.

 

‘비홈이 구세주와 같은 대안이 될 고객군은 어디일까?’ 생각했을 때, 처음에는 저처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30 청년들을 예상했는데요. 서비스를 직접 운영해 보니 전혀 예상 밖의 분들이 큰 반응을 보여 주셨어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맞이하며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와 기존에는 해외에 살면서 한국에 한 번씩 올 때 오래 머무르는 ‘국외 거주자’(Expat)가 현재 비홈의 주요 이용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비홈을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9. 창업에 도움이 된 교내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많이 들었어요. 특히 비교과 사이트 ‘SNOWAY(스노웨이)’가 가장 유용했던 것 같은데요. 매일 사이트에 접속해 창업 관련 프로그램이 있나 살펴보고 모조리 지원했습니다. 대표적으로 SK Sunny라는 창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인생대화 카드’를 만들어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템으로 텀블벅에서 펀딩을 했고, 한 달 만에 목표 금액의 618%를 달성했습니다. 당시 학교 홈페이지에 SM뉴스로도 게시됐어요. 창업에 관심 있는 후배분들은 학교 ‘창업지원단’과 ‘캠퍼스타운’을 적극 활용하시길 추천해요.

 

‘인생대화 카드’로 크라우드 펀딩 모금액 618% 달성한 재학생 창업팀  (기사를 보려면 클릭)

 


 

10. ‘누구나 돈 걱정 없이 여행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는 것이 동문님의 창업 목표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세요.

 

비행기를 싸게 예매하는 ‘꿀팁’을 알려 드릴게요. *레이오버가 아닌 *스탑오버를 잘 이용하면 한 항공권으로 두 나라를 여행할 수 있습니다. A국가를 여행한 후 귀국편을 예약할 때 ‘A 국가→인천→B 국가’ 여정을 선택하고, 인천에서 스탑오버를 신청함으로써 한 번 예약으로 두 국가를 여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 연휴에 도쿄 여행을 가고, 여름에 뉴욕 여행을 가고자 한다면 도쿄에서 여행한 뒤 귀국편을 ‘도쿄→인천에서 8개월 스탑오버→뉴욕’으로 발권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매하면 설 연휴에는 도쿄 여행을, 여름휴가 때는 뉴욕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편도신공’이라고도 하는데, 잘 활용하면 각각 도쿄-인천, 인천-뉴욕 왕복항공권보다 더 싸게 비행기표를 살 수 있어요.

 

*레이오버(Layover): 24시간 미만으로 경유지에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것

*스탑오버(Stopover): 경유 항공편을 이용할 때, 경유지를 바로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이상 머물면서 구경하고 가는 행위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최예은(중어중문학부21), 22기 송서현(프랑스언어문화학과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