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만 뚜렷하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 레디블룸 박규민 대표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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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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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갈 용기를 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 길 위에서 숱한 유혹과 갈등을 겪으며 자신의 목적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신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박규민 동문(영어영문학부12)이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식품을 만들겠다’라는 목적으로 프로틴 그래놀라 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모든 것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 창업의 길에서 자신만의 가치로 확실함을 만들어 낸 박규민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 보았다.

 


 

1.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영어영문학부 12학번 박규민입니다. 지속 가능한 건강식품을 만드는 브랜드인 레디블룸을 창업해서 2년째 운영 중입니다. 고단백 저당을 원칙으로 한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프로틴 그래놀라와 단백질 쉐이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2. ‘레디블룸’이라는 상호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요즘 일상에서 피로감을 느끼거나 지친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분들에게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자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블룸(Bloom)이라는 단어를 ‘꽃이 핀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지만, ‘생기가 돈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또 블룸이라는 단어가 쉽잖아요. 그래서 한 번 뜻을 이해하고 나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 이름을 짓게 된 것도 있습니다.

 

3. ‘프로틴 그래놀라’라는 창업 아이템을 떠올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식품MD로 직장을 다니던 시절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느꼈어요. 이 상황을 계기로 건강한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식이요법, 영양소를 챙겨 먹는 방법을 공부했고 논문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런 지식을 하나로 모은 건강한 제품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한국 여성의 식습관을 분석했을 때, 대부분 탄수화물과 당 섭취 비율이 높았습니다. 반대로 단백질 섭취량은 적은 편이었죠. 그래서 간편하고 맛있게 단백질을 섭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프로틴 그래놀라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프로틴 그래놀라를 출시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오트밀을 활용한 ‘퍼펙트 오트’가 제 첫 번째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오트밀이 생소하면서도 호불호가 명확한 재료였기 때문에 시장 확장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어요. 따라서 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 프로틴 그래놀라로 아이템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4. 창업을 시작할 때 동문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창업을 하면 뭔가 엄청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 같아 불안해하거나, 많은 걸 잃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거든요. 일단 시작하면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들이 생깁니다. 직접 찾아보면 다양한 기회들이 정말 많아요. 또 다들 모든 걸 완벽하게 갖춘 뒤 시작하려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면 생각했던 것들과 다른 부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해 보지 않으면 몰라요.

 

5. 창업을 시작한 뒤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동문님만의 극복 방법이 궁금합니다.

 

힘들었던 순간이 딱 두 번 있었어요. 첫 번째는 오트밀에서 그래놀라로 아이템 전환을 고민하던 시기예요. 오트밀 주문량도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돈이 부족해 혼자서 제작, 배송 그리고 홍보까지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첫 아이템을 버린다는 것 자체가 왠지 실패하는 기분이라 고민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잘 극복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거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제조사 담당자가 바뀌어서 제품이 생각했던 맛으로 생산되지 않았을 때예요. 하필 대용량을 출시하는 날 이 상황을 인지해서 걱정이 컸습니다. 제품을 그냥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겠다고 했던 초심이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3천만 원 가까이 되는 손해였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고 폐기 처분을 했고, 제대로 된 제품을 제작해 배송했습니다.

결국 빠르게 마음을 전환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초심을 생각하는 것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생각해 보면 문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블룸이와 레디

 

6. 브랜드 대표 캐릭터인 ‘레디’와 ‘블룸이’가 인상적입니다. 캐릭터들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브랜드를 만들 때, 소비자에게 친근한 브랜드로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건강을 챙긴다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당연하고 일상적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러려면 저희의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글이 될 수도 있고, 유튜브가 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사람들이 귀여운 건 거의 다 좋아하니까 “캐릭터 플레이를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레디랑 블룸이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캐릭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레디는 머리에 띠를 두른 토끼이고, 블룸이는 꽃이에요. 항상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해지려 노력하는 레디가 고객을 상징하고, 블룸이는 레디를 도와주는 캐릭터로 저희 브랜드를 상징합니다.

 

7. 현재 우리 학교가 지원하는 창업 공간인 크로스 캠퍼스 청파에 입주해 계시는데요, 입주 계기와 동문님께서 느끼는 이곳의 장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크로스 캠퍼스 청파는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입주했습니다. 사실 그 전에 숙명여대 캠퍼스타운에서 주최하는 스노우 푸드랩에 참여했는데, 거기서 대상을 받으면서 인연이 생기게 되었어요. 우승팀에게는 입주 가산점이 주어져서 조금 유리하게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장점은 정말 많은데요, 우선 입주 비용이 없습니다. 사업을 확장해 갈 때 고정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굉장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또 건물을 새로 지어서 시설이 너무 좋고, 캠퍼스타운사업단 매니저님들이나 각종 지원팀에서 지원을 많이 해 줍니다. 숙명여대 동문으로서 이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느껴요. 물론 동문이 아니어도 이곳에 입주할 수 있지만 동문들에게 외부 노출의 기회 같은 것들을 조금 더 챙겨 주려고 합니다.

 


 

8. 레디블룸을 통해 이루고 싶은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에 얘기했던 것처럼 목표는 항상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끔 하는 브랜드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매출의 목표로 말해 보자면, 저희가 상품의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수출도 준비하고 있거든요. 해외로 나아가 외화도 좀 벌어들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웃음)

 

9. 대표님처럼 창업에 뜻이 있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창업을 하는 이유가 다 다를 텐데, 막상 시작하면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그렇게 많이 하지 못해요. 내가 하고 싶은 20%를 하기 위해서 80%의 다른 일들을 해내야 하는 게 창업인 것 같습니다. 저도 건강하고 좋은 상품을 만들고 싶어서 창업을 시작했는데, 막상 하는 일은 회사 운영이나 직원 관리 등 경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겠지’, ‘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뚜렷할 때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목적의식이 확실하다면 돈,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기보다 당장 시작하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김세희(역사문화학과21), 박수미(법학부21)

정리: 커뮤니케이션팀